눈물의 수료식…학폭피해시설 ‘해맑음센터’ 폐쇄_제일 좋아하는 건 여기서 불평해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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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0년간 학교폭력 피해 학생 340명에게 희망을 되찾아준 전국 유일의 학교폭력 피해자 전문 지원시설이 어제, 문을 닫았습니다.

건물이 낡아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폐쇄하는 날까지 마땅한 대체지를 찾지 못해 일부 학생은 다니던 학교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곽동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국에 하나뿐인 학교폭력 피해자 전문 지원시설인 해맑음 센터 곳곳에 출입을 금지하는 테이프가 둘려졌습니다.

건물 밖에서는 학생과 학부모 몇몇이 모인 채 때아닌 수료식이 한창입니다.

닷새 전 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아 시설 폐쇄가 결정되면서 세 계절이나 앞당기게 됐습니다.

안전 문제가 제기된 지 반년이 넘도록 마땅한 대체지를 구하지 못하면서 학생 7명은 결국,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습니다.

[조정실/해맑음센터장 : "우리나라에 이 하나 (학폭피해)시설 있는 거 지켜지지 못하는지...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학교 폭력의 아픔을 딛고 겨우 새 환경에 적응했는데 시설이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원래 다니던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학생도 생겼습니다.

[해맑음센터 입교생/음성변조 : "가고 싶지 않아요. 학교에 돌아가도 다시 위 클래스(위기 학생 시설)에 있거나 담임 선생님이랑 눈도장만 찍고 와야 할 거 같아요."]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대안 없는 퇴거 명령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권민아/학부모 : "대책 없는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시설은 가해자들과 함께 있는 곳인데, 피해자 아이들이 어떻게 회복하고 자리를 잡아가겠습니까?"]

교육부는 앞서 서산과 구미 등 대체지 3곳을 제시했지만 이곳과 비슷하거나 더 오래된 폐교들로 센터 측은 안전과 거리 문제로 거부해왔습니다.

해맑음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의 피난처 역할을 했던 피해 전문 지원시설은 전국에 한 곳도 남지 않게 됐습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